44. 천풍구: Congeniality (Coming to Meet)
주역은 변화의 원리를 담은 책입니다. 동양철학의 정수라고 할 수 있는 주역은 그 역사가 수 천년에 달할 정도로 깊습니다. 그만큼 정확히 그 어떤 과정을 거쳐서 오늘날 전해지는 <주역>의 모습이 되었는지, 저자가 정확히 누구인지에 대한 의견은 분분한 실정입니다만, 그 안에 담긴 심오함에 대해 그 누구도 가타부타 단언할 수 없을 것입니다.
주역의 '애독자'의 대표주자는 공자 선생이 있으며, 그는 주역을 닳고 닳도록 읽었음에도 죽기 전까지 그것을 완전히 통달하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을 표했습니다.
근현대의 애독자의 대표주자들은 독일의 수학자이자 철학자였던 라이프니츠, 작가인 헤르만 헤세, 스위스의 심리학자 칼 융 등이 있습니다. 최근에는 양자역학에서도 주역이 담은 우주 만물의 변화 원리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고 하니 결코 가벼이 볼 것이 아니라 할 수 있습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44번째 괘인 천풍구 괘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1. 괘의 의미
천풍구 괘는 이미 극복되었다고 믿었던 어려움이 예기치 않게 다시 나타나고 있음을 나타냅니다. 처음에는 모든 것이 결백하고 무해한 것처럼 보이지만 궁극적으로 대립을 피할 수 없습니다. 적시에 대응 조치를 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특정 사람이나 자신의 목표에 대한 충성심을 인정하는 것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자신의 의견이 옳다고 의심할 여지가 없다면 그늘에 숨어 의견을 숨기지 마세요. 마음속으로 의무감과 이해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증명한다면, 당신의 개방성은 아무런 해를 끼치지 않고 얼음은 깨질 것입니다.
천풍구 괘는 위는 하늘, 아래는 바람인 모양의 괘입니다.
하늘 아래에서 바람이 부니 그것을 중심으로 구름이 모입니다.
천풍구는 만남의 괘입니다.
괘의 모양을 보면 택천쾌와 반대로 음효(- -)가 맨 아래에서
5개의 양효(ㅡ)들을 받치고 있습니다. 즉 서민들이 고통을 감내하며 나라의 기반이 되어주는 모습이죠.
무릇 올바른 군주란 다스림에 있어서 가장 아래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어야 합니다.
천풍구 괘를 뽑았다면 타인에 대한 관심,
특히 나보다 어려운 사람들에 대한 헤아림이 필요하다는 것을 뜻합니다.
이를 뒤집어 말하면, 자신이 듣지 못해서 그렇지 백성의 곡소리가 서서히 울려퍼지고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양효만 6개이면 중천건, 즉 군자가 다스리는 시대를 뜻합니다.
하지만 맨 아래에서 음효가 나타나니 그 형국에 균열이 발생했다는 것이 됩니다.
운이 정점에 달하면 하락세가 시작하듯이 말이죠.
태평성대의 시대여도 어려움의 징조가 나타날 수 있으니
미리부터 그 예후를 잘 관찰하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2. 각 효별 해석
**효란? 괘를 이루는 6개의 작대기. 양효(ㅡ)와 음효(- -)로 나뉜다.
각 효별 해석의 활용법
① 현재-미래로 두 장을 뽑았을 경우: 두 괘의 효가 일치하지 않는 부분의 해설을 본다.
② 조언 또는 현재 상태 진단을 목적으로 한장만 골랐을 경우: 주사위를 굴려서 나온 숫자에 해당하는 효의 해설을 본다.
- 상효(6효): 주변 환경의 피상적인 것들로부터 내면적으로 거리를 두게 됩니다. 의도치 않게 무뚝뚝하거나 교만해 보이기도 합니다. 자신의 길을 걸어나감에 있어 방해받지 않도록 하세요.
- 5효: 마침내 당신이 항상 살고 싶었던 가치관을 삶의 중심으로 옮기세요. 그렇게 하면 더 많은 균형을 찾을 수 있고, 다른 사람을 강요하거나 재촉하지 않아도 다른 사람을 이끌 수 있는 에너지가 저절로 흘러나오게 됩니다.
- 4효: 다른 이들을 업신여기거나 자각이 부족한 행동을 삼가하세요. 아직 드러나지 않았을 뿐, 그들에게도 훗날 당신이 기쁘게 의지하게 될 수 있는 힘이 있기 때문입니다.
- 3효: 당신은 통제할 수 없는 힘에 맞서 싸우고 싶은 유혹을 받습니다. 선한 사람이 당신을 막으려 합니다. 당신은 고통스러운 갈등에 빠지게 됩니다. 당신을 위협하는 위험에 대한 인식을 유지하세요.
- 2효: 당신을 끌어내리려 모든 것을 예의주시하세요. 현재 당신이 지닌 약점이 너무 드러나지 않도록 하세요. 불리한 일련의 상황으로 인해 상당히 골치 아픈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 초효(1효): 문제가 여전히 작고 사소해 보이더라도 단호하게 해결해야 합니다. 그냥 내버려두면 큰 어려움이 커질 것입니다.
3. 괘의 시사점
만남의 괘입니다.
예상치 못한 일의 조짐이 생길 수 있습니다.
세상에 변하지 않는 것은 없습니다.
천풍구는 만남의 괘입니다.
새로운 세력의 등장이요, 기존의 안전함과 완고함에 균열이 생기는 시점입니다.
변화가 곧 도래할 것임을 암시하니
그것이 무엇일지 예의 주시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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